1973년 개봉하여 전 세계 호러 영화의 판도를 영원히 바꾸어 놓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걸작 '엑소시스트'를 심층 분석합니다. 인간의 이성이 무너진 자리에서 벌어지는 악마와 사제의 처절한 사투, 그 이면에 숨겨진 철학적 고뇌와 70년대 당시 관객들을 기절하게 만들었던 전설적인 촬영 뒷이야기까지 소설처럼 생생하게 만나보세요.
🎬 영화 정보
[제목: 엑소시스트 (The Exorcist),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William Friedkin), 주연: 엘렌 버스틴 (Ellen Burstyn), 막스 폰 시도우 (Max von Sydow), 제이슨 밀러 (Jason Miller), 린다 블레어 (Linda Blair), 개봉: 1973년 (영화) / 1989년 (국내 매체 출시, SKC), 등급: 중학생이상 관람가 (표지 기준), 장르: 오컬트 호러, 국가: 미국, 러닝타임: 121분] (참고: 본래 북미에서는 R등급으로 개봉하였으나, 국내 출시 당시 심의 과정과 편집본에 따라 등급이 조정되어 표기되었습니다.)
🔍 요약 문구
"이성이 파괴된 차가운 방앗간, 신을 의심하는 자는 가장 깊은 심연에서 악마의 숨결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줄거리
불길한 바람이 부는 이라크의 고대 유적지 영화의 서막은 작열하는 태양이 내리쬐는 이라크 북부의 황량한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곡괭이 소리와 먼지가 뒤엉킨 그곳에서, 노구의 가톨릭 사제이자 고고학자인 랭카스터 메린 신부(막스 폰 시도우)는 묘한 불안감을 느킵니다. 그는 흙더미 속에서 기괴하게 생긴 작은 조각상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고대 앗시리아의 사악한 마귀, '파주주(Pazuzu)'의 형상이었습니다. 불길한 예감에 이끌려 유적지 근처를 거닐던 메린 신부의 눈앞에 핏빛으로 물든 태양 아래 우뚝 솟은 거대한 파주주의 석상이 나타나고, 그 주위로 미친 듯이 짖어대는 들개들의 울음소리가 메아리칩니다. 두 마주 선 존재 사이로 사막의 모래바람이 거칠게 휘몰아치며, 메린 신부는 직감적으로 아주 오래전 자신이 물리쳤던 거대한 악의 기운이 다시금 깨어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조지타운의 평화로운 일상에 스며든 미세한 균열 시공간은 전환되어, 미국 워싱턴 D.C.의 조지타운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주택가로 향합니다. 성공한 영화배우인 크리스 맥닐(엘렌 버스틴)은 영화 촬영차 이곳에 임시로 머물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12살 난 사랑스러운 딸 리건(린다 블레어)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크리스는 이혼의 아픔을 겪었지만, 다정하고 명랑한 리건 덕분에 집안은 늘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평온한 일상에 아주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매일 밤 다락방에서 쥐가 긁는 듯한 기분 나쁜 소음이 들려오고, 리건의 방 창문은 이유 없이 열려 차가운 바람을 들이기 일쑤입니다. 어느 날, 리건은 지하실에서 발견한 위저보드(Ouija board, 서양의 분신사바와 같은 강령술 도구)를 통해 '캡틴 하우디'라는 보이지 않는 친구와 대화를 나눈다고 말합니다. 크리스는 그저 아이들의 흔한 상상 놀이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무너지는 이성, 현대 의학의 무기력함 하지만 리건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명랑했던 소녀의 성격은 신경질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급기야 크리스가 주최한 화려한 홈 파티 한가운데 잠옷 차림으로 나타나 손님들에게 끔찍한 저주를 퍼부은 뒤 바닥에 기괴한 흔적을 남기고 실신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경악한 크리스는 딸을 구하기 위해 당시 최고의 신경정신과 전문의들과 뇌 의학 권위자들을 찾아갑니다. 리건은 척수액 채취, 뇌파 검사 등 어린아이가 견디기 힘든 고통스럽고 정밀한 검사들을 숱하게 받지만, 첨단 과학과 현대 의학은 아무런 원인도 밝혀내지 못합니다. 그 사이 리건의 육체와 영혼은 참혹하게 망가져 갑니다. 아름다웠던 소녀의 얼굴은 온갖 흉터와 종기로 일그러지고, 눈동자는 짐승처럼 노랗게 변하며,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소름 끼치는 남성의 목소리로 십자가를 향해 극단적인 신성모독을 쏟아냅니다. 침대가 요동치고 방 안의 물건들이 허공을 날아다니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눈앞에서 펼쳐지자, 모든 의학적 시도에 실패한 의사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크리스에게 조심스럽게 '구마 의식(Exorcism)'을 제안합니다. 과학이 두 손을 들어버린 자리에, 종교의 신비주의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에 내몰린 것입니다.
신앙의 위기에 선 사제, 데미안 카라스의 등장 크리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근 예수회 소속의 정신과 의사이자 신부인 데미안 카라스(제이슨 밀러)를 찾아갑니다. 카라스 신부는 깊은 절망과 영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인물입니다. 평생을 희생만 하던 홀어머니가 요양원에서 비참하게 홀로 세상을 떠난 후, 그는 신의 존재에 대해 깊은 회의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크리스의 간절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훈련받은 정신과 의사인 카라스는 리건의 증상을 다중인격 장애나 극도의 신경증으로 해석하려 합니다. 하지만 리건의 방에 들어선 카라스 신부는 자신의 이성적 판단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경험합니다. 리건의 몸을 차지한 존재는 라틴어, 프랑스어 등 소녀가 알 리 없는 다양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심지어 카라스 신부의 돌아가신 어머니를 들먹이며 그의 가장 깊은 죄책감과 상처를 잔인하게 헤집어 놓습니다. 악령이 리건의 몸에 글씨를 새겨 도움을 요청하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카라스는, 마침내 이 사건이 인간의 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진정한 '악마의 빙의'임을 확신하고 교구에 정식으로 구마 의식을 요청하게 됩니다.
빛과 어둠의 장엄한 충돌, 처절한 구마 의식 교회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과거 구마 의식의 경험이 있는 노련한 메린 신부를 책임자로 파견합니다. 짙은 안개가 깔린 밤, 낡은 가방을 들고 조지타운의 저택 앞에 도착한 메린 신부의 모습은 그 자체로 거대한 영적 전쟁의 서막을 알립니다. 리건의 침실은 뼈가 시릴 정도로 얼어붙어 있었고, 입김이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 두 사제와 악령 파주주의 최후의 대결이 시작됩니다. 보라색 영대를 목에 두른 두 사제는 성수와 십자가를 쥐고 끊임없이 라틴어로 기도문을 외웁니다. 악령은 공중 부양, 기괴한 분비물 투척, 침대 진동 등 상상을 초월하는 물리적 폭력과 함께, 두 사제의 정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가장 교묘하고 타락한 언어로 그들을 유혹하고 조롱합니다. 메린 신부는 흔들림 없이 성경을 읽어 내려가지만, 그의 병든 심장은 악령의 강력한 에너지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몇 시간에 걸친 처절한 사투 끝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방에 돌아온 카라스 신부는 침대 옆에 쓰러져 숨을 거둔 메린 신부를 발견합니다. 존경하던 선배 사제의 죽음과 딸의 고통에 절규하는 크리스의 모습에, 카라스 신부는 이성을 잃고 짐승처럼 악령에게 달려듭니다. 그는 리건의 목을 조르며, 핏대를 세우고 절규합니다. "나를 데려가! 이 어린아이는 내버려 두고 내 안으로 들어와라!" 그 순간, 카라스의 숭고한 희생과 분노에 반응한 악령은 리건의 몸에서 빠져나와 카라스 신부의 육체로 전이됩니다. 카라스의 눈동자가 악마의 색으로 변하고 크리스를 향해 끔찍한 손을 뻗으려는 찰나, 그는 초인적인 의지로 마지막 남은 인간성을 쥐어짜 냅니다. 자신의 몸에 악령을 가둔 채, 카라스 신부는 굳게 닫힌 창문을 몸으로 부수고 산산조각 난 유리창 너머 가파른 돌계단 아래로 몸을 던집니다. 처참하게 피를 흘리며 계단 아래 쓰러진 카라스 신부는, 서둘러 달려온 동료 신부에게 마지막 고해성사를 마치고 평온한 얼굴로 숨을 거둡니다.
마침내 악마의 흔적은 사라지고, 리건은 그동안의 참혹했던 기억을 모두 잃은 채 본래의 천사 같은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모든 상처를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조지타운을 떠나는 크리스와 리건 모녀. 리건은 카라스 신부의 동료 사제에게 자신도 모르게 다가가 가벼운 입맞춤을 남기고 떠납니다. 무거운 희생을 치렀지만 결국 인간의 사랑과 헌신이 악을 이겨냈음을 암시하며, 영화는 묵직한 침묵과 함께 장엄한 마침표를 찍습니다.
🎬 감상평
워너 브라더스가 배급하고 윌리엄 프리드킨이 연출한 '엑소시스트'는 개봉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오컬트 장르의 절대적인 성역이자 철학적인 텍스트입니다. 이 작품이 수많은 후발 호러 영화들과 궤를 달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포를 유발하는 방식이 단순히 깜짝 놀라게 하는 얄팍한 시각적 트릭에 머물지 않고 **'인간 이성의 붕괴와 실존적 고뇌'**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는 점에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부는 철저하게 현대 사회의 차가운 이성과 과학을 대변합니다. 눈부신 의학 기계들과 전문가들의 논리적인 분석은, 끔찍하게 변해가는 한 소녀의 육체 앞에서 철저하게 무기력해집니다. 크리스 맥닐이 겪는 공포는 단순히 악마를 목격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그토록 맹신했던 문명사회의 시스템이 내 아이를 구하는 데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절망감에서 기인합니다. 악령 파주주는 바로 그 인간의 교만함과 이성의 사각지대를 영리하게 파고듭니다.
동시에 이 영화는 데미안 카라스라는 인물을 통해 신앙의 본질을 날카롭게 질문합니다. 신은 왜 죄 없는 어린 소녀에게 이토록 끔찍한 고통을 허락하는가? 카라스 신부는 악마를 보았기 때문에 믿음을 되찾은 것이 아닙니다. 그는 악마의 절대적인 악의를 마주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그 반대편에 존재하는 '절대적인 선', 즉 신의 섭리와 인간의 숭고한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을 희생하여 다른 이를 구원하는 카라스 신부의 마지막 투신 장면은, 기독교적 구원관의 가장 처절하고도 완벽한 영화적 은유입니다.
이러한 무거운 철학적 주제 의식은 프리드킨 감독 특유의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고 서늘한 연출과 만나 뼛속까지 시린 공포로 승화됩니다. 악마의 표면적인 흉측함보다 더 두려운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내밀한 죄책감과 슬픔을 조롱거리로 만들어버리는 악의 교활함입니다. '엑소시스트'는 단순히 무서운 영화를 넘어, 인간의 나약함과 그것을 뛰어넘는 숭고한 희생을 묵시록적인 화법으로 그려낸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현대의 신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영화의 매력 포인트
🎬 인상적인 장면
영화 역사상 가장 완벽한 구도라 불리는 장면, 바로 메린 신부가 안개 낀 조지타운 저택 앞에 도착하여 서 있는 실루엣 씬입니다. 기괴한 빛이 쏟아지는 창문(악마의 영역)과 그 아래 홀로 선 가냘픈 인간 사제(신의 대리인)의 모습은, 단 한 마디의 대사 없이도 앞으로 벌어질 거대한 선과 악의 충돌을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압축해 냅니다. 또한 흉측하게 변한 리건이 목이 180도 돌아가며 기괴한 목소리로 신부를 조롱하는 장면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충격적인 연출로 호러 영화의 절대적인 교본이 되었습니다.
🎬 아쉬운 점
현대의 빠르고 자극적인 전개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는, 리건의 병명을 찾기 위해 병원을 전전하는 초반 1시간가량의 서사가 다소 느리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건조하고 답답한 의료진의 묘사가 있어야만 후반부 종교적 카타르시스가 폭발할 수 있기에, 서사적으로는 완벽하지만 현대의 템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이 유일한 진입 장벽입니다.
🎗️ 시대적 의의와 메시지
1970년대 초반의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피로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인한 기성 체제에 대한 불신, 그리고 기존의 도덕관념이 흔들리던 세대교체의 혼란기였습니다. '엑소시스트'는 기성세대의 통제에서 벗어나 반항적으로 변해가는 젊은 세대에 대한 부모들의 무의식적인 공포를 '악마의 빙의'라는 형태로 시각화했습니다. 이 영화의 등장은 대중문화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오컬트(Occult)**라는 장르를 주류 영화계의 핵심으로 끌어올렸으며, 한국에서도 개봉 당시 극장 앞에 구급차가 대기할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80~90년대 동네 대여점이 문화의 중심이던 시절, 가장 구석진 호러 코너에 꽂혀있던 이 영화의 테이프는 십 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담력을 시험하는 통과 의례와도 같았습니다. 여름밤이면 언제나 대여 중 팻말이 붙어있을 만큼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 작품은, 아날로그 시대가 남긴 가장 강렬하고도 매혹적인 공포의 상징입니다.
🎭 주요 캐릭터 매력 분석 및 주연 배우 소개
👤 크리스 맥닐 역
세련되고 이성적인 현대 여성이지만, 딸의 알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점차 무너져내리며 맹목적인 모성애를 발휘하는 인물입니다. 과학과 종교의 경계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 주연 배우 상세 프로필: 엘렌 버스틴 (Ellen Burstyn) 1932년 미국 출신의 엘렌 버스틴은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를 모두 섭렵한 전설적인 연기파 배우입니다. 1971년 영화 '마지막 영화관'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엑소시스트'에서 보여준 처절한 모성애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듬해 '엘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로 기어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최고의 여배우로 우뚝 섰습니다. 우아하면서도 강인한 내면 연기가 일품인 그녀는 노년기에도 폭발적인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 주연 배우의 다른 작품들:
- Ellen Burstyn, 1974 - 엘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 (Alice Doesn't Live Here Anymore)
- Ellen Burstyn, 2000 - 레퀴엠 (Requiem for a Dream)
- Ellen Burstyn, 2014 -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 랭카스터 메린 신부 역
과거에 악령과 맞서 싸운 경험이 있는 노련하고 현명한 구마 사제입니다. 병든 몸을 이끌고 인류를 위해 다시 한번 악의 심연으로 걸어 들어가는,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앙의 상징입니다.
✨ 주연 배우 상세 프로필: 막스 폰 시도우 (Max von Sydow) 1929년 스웨덴 출신의 故 막스 폰 시도우는 거장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며 북유럽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대배우입니다. 1949년 데뷔하여 '제7의 봉인' 등에서 보여준 묵직하고 철학적인 연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엑소시스트' 촬영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44세였으나, 완벽한 특수 분장을 통해 죽음을 앞둔 80대 노사제의 주름과 걸음걸이를 소름 끼치도록 완벽하게 재현해 냈습니다.
🎬 주연 배우의 다른 작품들:
- Max von Sydow, 1957 - 제7의 봉인 (The Seventh Seal)
- Max von Sydow, 2002 - 마이너리티 리포트 (Minority Report)
- Max von Sydow, 2015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Star Wars: The Force Awakens)
👤 데미안 카라스 신부 역
정신의학적 지식과 종교적 믿음 사이에서 고뇌하며, 어머니를 향한 깊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가장 나약해 보였지만, 마지막 순간 가장 위대한 자기희생을 보여주는 진정한 영웅입니다.
✨ 주연 배우 상세 프로필: 제이슨 밀러 (Jason Miller) 1939년 미국 출신의 故 제이슨 밀러는 본래 퓰리처상을 수상한 천재 극작가였습니다. '엑소시스트'는 놀랍게도 그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었습니다. 프리드킨 감독은 그의 지적이면서도 우수에 찬 눈빛을 보고 카라스 신부 역에 파격적으로 캐스팅했으며, 그는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내면에 깊은 우울을 간직한 사제의 모습을 이토록 완벽하게 표현한 배우는 영화 역사상 드뭅니다.
🎬 주연 배우의 다른 작품들:
- Jason Miller, 1982 - 챔피언십 시즌 (That Championship Season, 감독 및 각본)
- Jason Miller, 1990 - 엑소시스트 3 (The Exorcist III)
👤 리건 맥닐 역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소녀에서,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타락하고 흉측한 악마의 숙주로 변해가는 비운의 피해자입니다.
✨ 주연 배우 상세 프로필: 린다 블레어 (Linda Blair) 1959년 미국 출신의 린다 블레어는 이 영화 한 편으로 전 세계 영화 역사에 지울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수천 명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그녀는 10대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악령의 저주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완벽했던 연기 탓에 광신도들의 살해 협박에 시달리고 한동안 심각한 후유증을 겪어야만 했던, 명성과 상처를 동시에 안겨준 역할이었습니다.
🎬 주연 배우의 다른 작품들:
- Linda Blair, 1977 - 엑소시스트 2 (Exorcist II: The Heretic)
- Linda Blair, 1990 - 리포제스트 (Repossessed)
🎬 감독/배우 영화 뒷이야기
완벽주의자로 유명했던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광기 어린 연출 방식은 영화의 내용만큼이나 전설적인 뒷이야기들을 남겼습니다. 그는 배우들의 날 것 그대로의 공포와 긴장감을 끌어내기 위해 촬영장 곳곳에서 실제 권총(공포탄)을 쏘아대어 배우들을 기겁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일화는 구마 의식이 벌어지는 리건의 방 촬영입니다. 배우들의 리얼한 하얀 입김을 포착하기 위해 감독은 거대한 공업용 에어컨 여러 대를 가동하여 세트장의 온도를 영하 30도 가까이 떨어뜨렸습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방한복을 입고 입김을 불며 덜덜 떨면서 촬영에 임해야 했고, 이로 인해 영화 속 사제들의 지친 기색과 얼어붙은 방의 한기는 100% 실제 상황이었습니다.
육체적인 고통도 뒤따랐습니다. 악령이 크리스 맥닐을 밀쳐내는 장면에서 스턴트맨이 와이어를 너무 세게 당기는 바람에 엘렌 버스틴은 꼬리뼈에 평생 남는 심각한 영구 부상을 입었습니다. 영화 속에 담긴 그녀의 비명은 연기가 아닌 실제 고통의 절규였습니다. 린다 블레어 역시 침대가 요동치는 장면을 찍다 하네스 장치가 고장 나 척추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촬영장에는 세트장 화재를 비롯해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했고, 결국 제작진은 진짜 가톨릭 신부를 초빙하여 세트장에 구마 의식을 거행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관객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리건의 끔찍한 악마 목소리는 당시 유명했던 라디오 성우 메르세데스 맥캠브리지의 투혼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녀는 악마의 갈라지고 소름 끼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의자에 자신의 몸을 묶고 날계란을 삼키며 담배를 연거푸 피워대는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성대를 혹사시켰습니다. 이러한 광기 어린 노력들이 응집된 이 영화가 1973년 극장에 걸렸을 때, 극장 안은 아비규환이었습니다. 관객들은 구토를 하고 실신했으며, 상영관 밖에는 구급차가 상시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심의 문제로 수차례 개봉이 연기되다가 우여곡절 끝에 관객들을 만났으며, 이후 홈 미디어 시장에 풀리면서 대여점 최고의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하여 오늘날까지도 호러 마니아들의 필수 관람작으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 추천 관람 대상 / 📌 한줄평 & 별점
- 추천 관람 대상: 호러 영화의 기원과 진수를 확인하고 싶은 마니아, 얄팍한 점프 스케어가 아닌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깊이를 지닌 스릴러를 사랑하는 분.
- 한줄평: 신앙이 바닥난 시대, 이성을 마비시키는 가장 교묘하고 압도적인 악의 연대기.
- 별점: ★★★★★ (5.0 / 5.0)
✨ 이 영화와 함께 보면 좋은 추천작
- 1968 - 악마의 씨 (Rosemary's Baby)
- 1976 - 오멘 (The Omen)
- 1990 - 엑소시스트 3 (The Exorcist III)
🎯 숨은 명대사 / 말한사람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한다! (The power of Christ compels you!)" - 랭카스터 메린 신부 & 데미안 카라스 신부
🖼️ 비디오테이프 정보 (VHS 이미지), [이미지를 누르시면 커져요]
비디오케이스 표지

비디오테이프 윗면

비디오테이프 옆면

모두가 잠든 고요한 여름밤, 두꺼운 플라스틱 케이스 속에서 묵직한 마그네틱 테이프를 조심스레 꺼내어 재생기에 밀어 넣던 순간을 기억하십니까. 기계가 테이프를 집어삼키는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거실의 불을 끄면, 브라운관 화면 위로 피어오르던 조지타운의 차가운 안개는 우리의 등줄기를 오싹하게 만들곤 했습니다. 이불을 턱 밑까지 끌어당긴 채 화면 속 노사제의 뒷모습을 숨죽여 지켜보던 그 시절의 서늘한 낭만과 충격은,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우리의 기억 가장 깊은 곳에 선명한 각인으로 남아있습니다. 인간의 나약함과 숭고한 빛을 동시에 보여준 그 위대한 밤을 회상하며 정중히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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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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