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 노경주 주연의 자본주의 풍자극. 돈의 향락에 빠진 한 남자의 몰락과 구원을 그린 《돈아돈아돈아》는 육체와 영혼의 가격을 묻는 도발적인 드라마입니다.
🎬 영화 정보
- 제목: 돈아돈아돈아 (Money, Money, Money)
- 감독: 유진선
- 주연: 김상중, 김혜란, 노경주, 주리혜, 민복기
- 장르: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개봉일: 1991년 5월 4일
- 러닝타임: 90분
- 등급: 연소자불가
🔍 요약 문구
돈에 쾌락을 팔던 남자, 이제 돈에 몸까지 내준다.
📖 줄거리
달호(김상중)는 땅투기로 갑작스레 부를 이룬 아버지를 둔 ‘부잣집 도련님’입니다.
그는 공부나 직장엔 별 관심 없고, 인생의 목표 없이 여자들과 어울리며 쾌락적인 삶에 탐닉합니다. 매일같이 고급 술집과 유흥업소를 전전하며, 돈으로 인간관계도, 감정도 사고팔 수 있다고 믿죠.
하지만 그 호화로운 삶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달호의 아버지가 무리한 사업 확장 끝에 부도를 내고 파산하게 되면서, 가족은 하루아침에 빚더미 위에 앉고 맙니다. 집은 넘어가고, 채권자들은 몰려들며, 모든 것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립니다.
충격에 빠진 달호는 그제서야 현실을 자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그에게는 재기할 능력도, 기반도 없습니다.
도망치듯 숨어 지내는 동안 그는 인간관계의 허상, 돈의 무서움, 자신의 허영을 차례로 마주합니다.
그때 그의 앞에 나타난 건, 과거 그가 가볍게 대했던 여자친구 미란(노경주).
그녀는 지금은 부유한 기업인의 정부로 살며, 예전의 수줍던 여대생은 더 이상 아닙니다.
놀랍게도 미란은 그에게 기묘한 제안을 합니다.
"당신 아버지의 3억 5천만 원 채무, 내가 모두 탕감해줄게. 대신 당신의 육체와 성적 자유를 나에게 넘겨줘."
즉, 달호는 미란에게 성적 계약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는 처음엔 거절하지만, 더 이상 버틸 길이 없다는 현실 앞에, 결국 이 거래에 응하게 됩니다.
그렇게 달호는 돈을 주는 여자들 앞에서 자신의 몸을 파는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가 이전에 돈으로 여자를 샀던 것처럼, 이제는 여자들이 그를 돈으로 '소유'합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쾌락은 더 이상 없습니다.
거래는 냉정하고, 감정은 철저히 차단됩니다.
달호는 점점 자신이 ‘사람’이 아닌, ‘상품’으로 전락했다는 자각에 시달립니다.
그의 삶은 점점 피폐해지고, 도덕적 파멸과 자기 혐오 속에서 그는 삶의 의미를 다시 묻기 시작합니다.
과연 인간의 가치는 돈으로 매겨질 수 있는가?
그는 다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돈아돈아돈아》는 자극적 설정 뒤에, 90년대 초 한국 자본주의의 부조리와 인간의 존엄성 문제를 던지는 강렬한 드라마입니다.
🎬 감상평
《돈아돈아돈아》는 단순한 도발적 설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 영화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성적 대가와 계약이라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다루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본의 침투를 성찰하는 작품입니다.
감독 유진선은 1990년대 초반의 한국 사회, 특히 땅 투기와 벼락부자 신드롬, 가치관 붕괴 등 혼란한 사회적 분위기를 영화에 반영합니다.
주인공 달호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잘 살던’ 청춘이었지만, 시스템이 무너지자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할 능력도 상실한 세대의 상징으로 그려집니다.
김상중은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훗날 카리스마 넘치는 중후한 이미지와는 다른, 젊고 불안정한 남성상을 사실적으로 소화하며, 특히 후반부 절망 속에 몸부림치는 장면에선 감정의 폭발력이 돋보입니다.
그가 어떻게 타락하고,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서서히 따라가다 보면, 관객 역시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투영하게 됩니다.
노경주의 연기 역시 단순한 ‘복수녀’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녀는 권력을 가진 여성이지만,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으며, 여전히 사랑을 갈망합니다.
그녀의 파격적인 제안은 그저 복수가 아닌, 왜곡된 애정의 발현이자 자본의 역설적 승리로 읽히죠.
이 영화의 대사와 장면들은 곳곳에 풍자와 은유가 넘쳐납니다.
돈이 인간을 어떻게 사로잡고, 결국엔 정체성까지 집어삼키는지를 그려내며, 관객에게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달호가 한 중년 여성 앞에서 기계적으로 웃으며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은, 슬프면서도 무섭습니다.
그 장면은 관객에게 묻습니다.
"당신이라면 이 삶을 선택하겠습니까?"
✅ 영화의 매력 포인트
- 김상중의 젊은 시절 열연
- 90년대 자본주의 풍자와 윤리적 질문
- 여성의 역전된 권력 구조
- 성과 돈, 인간과 물건의 경계를 다룬 설정
- 감정적 파국 대신 차가운 서사를 택한 연출
🎬 인상적인 장면
달호가 호텔 방 안에서 계약된 여성 고객을 기다리며 거울을 바라보는 장면.
눈앞엔 잘 차려입은 외모지만, 눈빛은 텅 비어 있고,
그의 한숨은 관객의 심장을 서서히 조입니다.
🎬 아쉬운 점
- 도발적 소재에 비해 연출력이 거칠어 몰입도가 떨어지는 구간 존재
- 메시지가 강하지만, 전개가 빠르게 휘몰아치며 감정선이 다소 생략되기도 함
- 여성 캐릭터들이 다소 도구적으로 사용된 듯한 측면도 존재
🎭 주요 캐릭터 매력 분석
- 달호 (김상중): 쾌락과 방탕의 상징에서 인간 회복을 갈망하는 존재로 변화하는 복합적 인물
- 미란 (노경주): 과거의 상처를 감춘 채 권력을 가진 여인으로, 냉혹함과 슬픔이 공존하는 캐릭터
🎗️ 시대적 의의와 메시지
1990년대 초, 한국 사회는 경제 성장의 그림자 속 도덕적 혼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돈아돈아돈아》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방황과 무너진 가치관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며,
**“돈이 곧 인생의 전부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회적 경고장이자 인간 존엄의 고발장입니다.
🎬 주연배우의 다른작품들
- 김상중
- 《할렐루야》(1997)
- 《공공의 적》(2002)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 노경주
- 《늪》(1982)
- 《겨울여자》(1983)
- 《오염된 자식들》(1986)
✨ 주연배우의 간단 프로필 소개
김상중
1965년생. MBC 16기 공채 탤런트 출신.
초기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으며, 《공공의 적》과 《불한당》, 그리고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로서 카리스마 있는 대중적 이미지로 자리매김한 배우입니다.
노경주
1958년생. 1980~90년대를 대표하는 감성파 배우 중 하나.
《겨울여자》, 《늪》 등에서 강렬한 여주인공 이미지로 사랑받았으며, 이후 연극과 방송에서도 꾸준히 활동.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슬픈 눈빛이 인상적인 배우입니다.
👥 추천 관람 대상
-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선호하는 관객
- 김상중 배우의 초기 필모그래피에 관심 있는 팬
- 도발적이지만 의미 있는 주제를 찾는 영화 애호가
- 90년대 한국영화 특유의 거친 감성과 리얼리즘을 느끼고 싶은 관객
📌 한줄평 & 별점
“돈으로 산 쾌락은 오래가지 않고, 돈에 팔린 인간은 울지도 못한다.”
⭐⭐⭐⭐ (4/5)
✨ 이 영화와 함께 보면 좋은 추천작
- 《오염된 자식들》(1986, The Polluted)
- 《젊은 남자》(1994, The Young Man)
-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1990, Only Because You Are a Woman)
-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A Fine, Windy Day)
- 《자유처녀》(1982, Free Woman)
🎯 숨은 명대사
“당신이 날 산 거야. 그러니까 웃어야지.” – 달호
🎬 감독/배우 뒷이야기
《돈아돈아돈아》는 유진선 감독의 실험적 시도이자, 당대 사회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풍자물이었습니다.
감독은 영화계에선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청춘의 타락과 자본의 폐해, 성적 권력 역전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를 다루며 문화계 일각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김상중은 이 작품으로 영화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후 MBC 드라마를 통해 인지도를 쌓아가며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중견 배우로 성장합니다. 특히 그가 출연한 《공공의 적》 시리즈는 그의 남성적 카리스마와 사회적 상징성을 강화하는 결정적 계기였죠.
노경주는 80년대 한국 멜로/사회극에서 중심적인 여성배우로 활약했습니다. 당대 여성 캐릭터의 자기주도적 변화와 권력의 주체성을 연기한 몇 안 되는 배우로, 이 영화에서의 ‘미란’은 그 연기 인생에서 가장 도발적인 캐릭터 중 하나였습니다.
이 작품은 개봉 당시 흥행보다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과 자극적인 소재로 인해 다소 외면 받았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시대성과 메시지를 갖춘 문제작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지금 봐도 날카로운 그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며, 자본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드는 묵직한 울림을 남깁니다.
비디오테이프 윗면
비디오테이프 옆면
돈이 전부였던 시절,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었을까요.
《돈아돈아돈아》는 한 남자의 몰락을 통해, 사람과 삶의 가치를 다시 묻는 이야기입니다.
무너진 뒤에야 보이는 진짜 가치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두 눈을 떠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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